[이정재 교수]1.민속과 민속학 - 가. 민속과 민속학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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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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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속과 민속학
가. 민속과 민속학의 개념
'민속'이라는 용어가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시대 17대 인종 때,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다. 《삼국사기》 권 제 1, 신라본기 제 1, 유리니사금조에 '민속'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다. 유리왕 5년(28년)에 "민속이 환강하여 처음으로 도솔가를 지어 부르니 이것이 가락(歌樂)의 시초다."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 고대의 민속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는 문헌은 고려 충렬왕대에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三國遺事)》로서 그야말로 민속의 보고(寶庫)다. 이후 조선시대에 나온 이익의《성호사설》, 이규경의《오주연문장전산고》등을 비롯한 문헌에 민속에 관한 논고가 나타난다. 사실상 고려대부터는 민속, 또는 풍속과 관련된 전문적인 기록들도 많이 저술되었
다. 그러나 오늘날 사용되는 '민속'이란 용어가 이들 문헌으로부터 유래된 것은 아니다. 이는 일제의 강점기에 나온 것으로, 한국인의 민족성과 민족의식을 고취하고자 했던 민속학적인 업적들이 나오면서 정착된 용어이다. 이 당시에 활동하던 대표적인 학자로 최남선, 이능화, 손진태, 송석하, 정인섭 등이 있다.
민속학이란 용어를 영어로 포클로어(folklore), 독일어로 폴크스쿤데(Volkskunde)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게 된 역사적 상황과 배경, 그리고 학문적 관점이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이들 용어를 서로 비교하고, 아울러 한국에서의 개념을 비교하면서 민속과 민속학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민속은 한 문화권 내에서 다수가 향유하는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문화이다. 여기에는 사상·철학·종교·예술·구전물·풍속·놀이·축제 등의 정신문화와 의식주를 포함하여 각종 문화재, 생산양식과 생산도구·경제체계 등의 물질문화가 두루 포함된다. 민속학은 이들을 총체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한국민속학은 한국의 민속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민속학이 민속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민속 그 자체의 연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궁극적인 목적은 그 민속을 생성·전승시키면서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무리인 '민족'을 연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민속학의 기본 목적은 한국 민족의 연구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민속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민속은 민간의 과거 문화이며 현재 문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속은 지나간 과거의 문화가 아니다. 오늘날에도 민속은 살아 숨쉬고 있다. 민속에 대한 정의는, 오늘의 민중문화까지를 다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것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민족의 전통문화와 대중문화를 다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학문적 논의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서 이루진 바가 있다.
그러나 그 동안 한국의 민속학은, 이러한 민속의 정의와 그에 대한 논의와는 상관없이 '과거학'으로서의 입장을 고수하여 왔다. 즉 한국 민속학은 주로 한국에 전승되는 잔존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이해되고 정착되었던 것이다. 이런 추세는 한편으로는 '민속'을 이해하는 데에도 영향을 끼쳐 민속이란 원래 옛것을 말하는 것이라는 틀에 박힌 인식을 가지게 하였다. 기존의 민속학은 대체로 민속의 문화요소에 역사적 한계
를 두어 정해져 있는 대상만을 연구하려 하였던 것이다. 즉 민속을 과거 일정기간에 있었던, 정체적인, 잔존문화로 보는 입장을 취하여 왔다.
이와는 달리 민속학을 과거학이 아닌 현재학으로 보고자 하는 관점도 꾸준히 제기되었다. 즉 민속학은 민간에 전승된 잔존문화만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민중의 문화까지도 연구를 해야한다는 관점이다. 이는 과거와 현재를 불문하고 민족문화 전체를 그 연구의 대상으로 한다는 광의의 입장이다. 민속이나 민속학은 그 범위를 농촌사회의 문화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산업사회와 공업사회
나아가 첨단사회의 문화에까지 넓게 설정하고 과거와 현재의 문화도 함께 그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민속과 민속학은 주로 전통적인 문화를 다루게 되기 때문에 그 역사적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통 문화가 모두 과거의 것만은 아니다. 과거의 문화는 오늘에도 계속해서 존재하고 또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를 하며 정착을 하기때문이다. 과거의 문화와 현재의 문화, 그리고 전통 문화와 현대 대중의 문화를 다 포함할 수 있는 광의의 개념이 절실히 확립되어야 하는 때라 할 수 있다. 오늘날 민속과 민속학의 개념은 이런 모든 분야를 다 포함하는 광의의 정의를 가지고 연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단지 한국의 상황만이 아니라 이미 세계적인 추이가 되어있다고
하겠는데, 오히려 이 분야에서 한국은 늦은 출발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 민속과 민속학의 개념
'민속'이라는 용어가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시대 17대 인종 때,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다. 《삼국사기》 권 제 1, 신라본기 제 1, 유리니사금조에 '민속'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다. 유리왕 5년(28년)에 "민속이 환강하여 처음으로 도솔가를 지어 부르니 이것이 가락(歌樂)의 시초다."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 고대의 민속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는 문헌은 고려 충렬왕대에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三國遺事)》로서 그야말로 민속의 보고(寶庫)다. 이후 조선시대에 나온 이익의《성호사설》, 이규경의《오주연문장전산고》등을 비롯한 문헌에 민속에 관한 논고가 나타난다. 사실상 고려대부터는 민속, 또는 풍속과 관련된 전문적인 기록들도 많이 저술되었
다. 그러나 오늘날 사용되는 '민속'이란 용어가 이들 문헌으로부터 유래된 것은 아니다. 이는 일제의 강점기에 나온 것으로, 한국인의 민족성과 민족의식을 고취하고자 했던 민속학적인 업적들이 나오면서 정착된 용어이다. 이 당시에 활동하던 대표적인 학자로 최남선, 이능화, 손진태, 송석하, 정인섭 등이 있다.
민속학이란 용어를 영어로 포클로어(folklore), 독일어로 폴크스쿤데(Volkskunde)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게 된 역사적 상황과 배경, 그리고 학문적 관점이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이들 용어를 서로 비교하고, 아울러 한국에서의 개념을 비교하면서 민속과 민속학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민속은 한 문화권 내에서 다수가 향유하는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문화이다. 여기에는 사상·철학·종교·예술·구전물·풍속·놀이·축제 등의 정신문화와 의식주를 포함하여 각종 문화재, 생산양식과 생산도구·경제체계 등의 물질문화가 두루 포함된다. 민속학은 이들을 총체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한국민속학은 한국의 민속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민속학이 민속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민속 그 자체의 연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궁극적인 목적은 그 민속을 생성·전승시키면서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무리인 '민족'을 연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민속학의 기본 목적은 한국 민족의 연구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민속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민속은 민간의 과거 문화이며 현재 문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속은 지나간 과거의 문화가 아니다. 오늘날에도 민속은 살아 숨쉬고 있다. 민속에 대한 정의는, 오늘의 민중문화까지를 다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것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민족의 전통문화와 대중문화를 다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학문적 논의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서 이루진 바가 있다.
그러나 그 동안 한국의 민속학은, 이러한 민속의 정의와 그에 대한 논의와는 상관없이 '과거학'으로서의 입장을 고수하여 왔다. 즉 한국 민속학은 주로 한국에 전승되는 잔존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이해되고 정착되었던 것이다. 이런 추세는 한편으로는 '민속'을 이해하는 데에도 영향을 끼쳐 민속이란 원래 옛것을 말하는 것이라는 틀에 박힌 인식을 가지게 하였다. 기존의 민속학은 대체로 민속의 문화요소에 역사적 한계
를 두어 정해져 있는 대상만을 연구하려 하였던 것이다. 즉 민속을 과거 일정기간에 있었던, 정체적인, 잔존문화로 보는 입장을 취하여 왔다.
이와는 달리 민속학을 과거학이 아닌 현재학으로 보고자 하는 관점도 꾸준히 제기되었다. 즉 민속학은 민간에 전승된 잔존문화만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민중의 문화까지도 연구를 해야한다는 관점이다. 이는 과거와 현재를 불문하고 민족문화 전체를 그 연구의 대상으로 한다는 광의의 입장이다. 민속이나 민속학은 그 범위를 농촌사회의 문화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산업사회와 공업사회
나아가 첨단사회의 문화에까지 넓게 설정하고 과거와 현재의 문화도 함께 그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민속과 민속학은 주로 전통적인 문화를 다루게 되기 때문에 그 역사적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통 문화가 모두 과거의 것만은 아니다. 과거의 문화는 오늘에도 계속해서 존재하고 또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를 하며 정착을 하기때문이다. 과거의 문화와 현재의 문화, 그리고 전통 문화와 현대 대중의 문화를 다 포함할 수 있는 광의의 개념이 절실히 확립되어야 하는 때라 할 수 있다. 오늘날 민속과 민속학의 개념은 이런 모든 분야를 다 포함하는 광의의 정의를 가지고 연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단지 한국의 상황만이 아니라 이미 세계적인 추이가 되어있다고
하겠는데, 오히려 이 분야에서 한국은 늦은 출발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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