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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속강좌

[김태곤 교수]4. 무속의 제의와 원본사고

9,264 2017.11.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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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의 제의와 원본사고(原本思考)

가) 무속의 제의

요즘도 사람들은 일이 잘 안되고 우환이 생기는 등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최후의 수단으로 무당이나 점복자를 찾아가서 점을 친다. 점괘에 따라 가볍게 비손을 하는 수도 있지만 크게 굿을 하며 소망을 빈다.

무속의 제의는 규모에 따라 굿과 비손으로 구분된다. 굿은 여러 명의 무당과 무악(巫樂) 반 주를 전문으로 하는 '재비'[또는 공인. 악공]가 합동해서 가무와 연행을 위주로 제의를 하는 것이고 비손은 한 사람의 무당이 축원을 위주로 하는 약식제의다. 비손은 지역에 따라 손빔, 비념이라고도 한다. 

가무를 중심으로 서서 굿을 한다 하여 전자를 선굿, 앉은 채로 가무 없이 무당이 축원을 중 심으로 한다 하여 앉은 굿이라 하기도 한다. 무속의 제의(祭儀)는 굿의 목적에 따라 크게 무신제(巫神祭)  가신제(家神祭), 또는 가제(家 祭)와 동제(洞祭)로 나눌 수 있다.

(1) 무신제

무신제는 무당을 자신을 위한 굿으로 강신제와 축신제가 있다. 강신제는 무당에게 내린 신을 받아서 정식으로 무당이 되는 성무의식으로 내림굿, 또는 신 굿이라고도 한다. 무당을 그만둘 때 신에게 고하는 하직굿도 일종의 신굿으로 강신제에 포 함시킨다. 축신제는 해가 바뀔 때마다 신의 영력을 주기적으로 보강하여 무당의 신통력을 강화시키는 제의로서 꽃맞이굿·단풍맞이굿·진적·대택굿 등이 있다.

(2) 가신제

가신제는 집안에서 가족의 안녕과 행운을 위해 하는 굿으로 생전제의(生前祭儀)와 사후제의 (死後祭儀)가 있다. 생전제의에는 크게 기자(祈子)·육아제의, 치병기원제의, 혼인축원제의, 가옥신축제의, 행운 기풍제의, 해상안전·풍어제의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사후제의는 상가정화제의[겸 망인 천도 제의], 익사자 천도제의, 망인 천도제의로 분류할 수 있다. 생전제의에서, 아이를 낳아 잘 자라기를 비는 기자·육아제의에는 구체적으로 겜심바침·삼 신받이 삼신맞이·삼신풀이·지앙맞이·불도맞이 칠성제가 있으며 병이 났을 때에 하는 치병기원제의에는 하는 병굿 환자굿 푸닥거리·광인굿·영장치기·손풀이·마누라배송· 별상굿·사제막이 등이 있다. 혼인축원제의에는 여탐과 근원손이 있으며, 가옥 신축제의에는 성주맞이와 성주풀이가 있다.

재수와 풍요를 비는 행운·기풍제의에는 재수굿·영화굿·축원굿·성주굿·도신굿·논부 굿·씨앗고사·맹감풀이·일월맞이·안택굿·산신풀이·고사·액액이 등이 있다. 해상안전 과 풍요를 위한 제의에는 연신과 요왕맞이[용왕맞이]가 있다 사후제의에서, 상가(喪家)를 정화하고 죽은 이의 저승길을 닦아주는 상가정화 제의에는 자리 걷이 집가심 곽머리·댓머리·귀양풀이가 있다. 익사자 천도제의에는 물굿·수망(水亡)굿·혼굿·혼건지굿이 있다. 망인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한 망인 천도제의에는 진오기·천근새남·진오기새남·오구자리·망묵이굿·오구자리·오 구굿 수왕굿·해원굿·다리굿 등이 있다. 이렇게 다양한 굿들이 있지만 내용은 거의 비슷하며 지역에 명칭이 다르다.

(3) 동제

동제는 마을에서 공동으로 마을을 수호하는 마을신에게 해가 바뀔 때마다 봄 가을로 날을 잡아 제를 올리는 주기적인 제의다. 마을 공동의 풍요와 행운을 기원한다. 동제는 마을 사람 들이 제관이 되어 제의를 지내는 수도 있지만 무당굿을 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는 무당굿 으로 하는 동제를 대상으로 한다. 무당굿은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거쳐 하는 것이 보편적이 었으나 경제적인 여건을 비롯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일 년에 한 차례 당굿을 한다. 동제는 내륙지역에서 행하는 제액초복·기풍제의와 해안지역에서 행하는 제액·풍어제의가 있다. 전자에는 당굿 도당굿 서낭굿 부군당굿 별신굿 풍어굿이 등이 있으며 후자에는 풍어제·용신굿·연신굿·서낭풀이 등이 있다. 이처럼 많은 종류의 굿이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불행한 일을 멀리 하고 복을 받아 행복하 게 살려는 데에 있다. 사람은 생전에 복을 받고 풍요롭게 살아야겠지만 세상을 떠나 저 세 상에 가서도 행복하게 영생할 것을 기원하며, 아울러 살아있는 사람도 복록을 얻어 행복하 게 살고자 소망을 빈다. 이러한 무속적인 사고가 굿을 통해 그대로 표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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