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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속강좌

[이정재 교수]2.민속학의 연구 대상 - 가. 한국 민속학의 대상

7,183 2017.11.2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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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민속학의 연구 대상

민속학의 연구 대상은 실로 방대하다. 과거에서 현재, 시골 에서 도시, 일상생활에서 종교와 예술·사상에 이르기까지 한 집단에서 살고 있는 인간의 삶 전체가 그 연구 대상이 된다.

민속학은 전승과학으로서, 민속학이 과거 전승재에만 집착했 던 타성에서 벗어나 전승권과 전승담당자에게까지 확대되어 야 한다는 논의는 바로 궤를 같이 한다. 물론 이것이 한국 민속학의 연구 경향을 대표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 동안 민 속학은 잔존해 있는 민속자료를 수집 정리하는데 거의 대부 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연구대상을 확대해야 할 뿐 아 니라 새로운 연구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논의도 일찌기 있 어왔다. 미래지향적인 민속학으로, 민속의 주체적 위치에 서 야 하고 모든 민중을 포괄하여 현실적 생활에 파고드는 학문 이어야 한다는 논의는 이미 70년대부터 있었다. 또한 민속 학이 현재학으로서 현대의 도시문화사업까지 대상으로 하여 현실적 전승권의 공간적 파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도 같 은 시기에 논의되었다. 도시민속학 대한 관심은 그것을 보 여주는 예가 될 것이다. 민속학을 먼저 시작했고 또 산업화 를 먼저 경험한 서구의 경우를 봐도 민속학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모든 영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서는 먼저 그 동안 한국민속학의 연구 범위가 무엇이 고, 또 무엇을 다루고 있었는가를 알아본다. 이어서 요즈음 외국의 경우는 어떤 연구 경향을 보이고 있는가를 일례를 들 어 알아보고 한국민속학의 전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로 한다. 외국의 경우  우리의 상황과 유사하게 발전하여 온 독일 민속학(독일의 경우 원래는 '민족학'이라 한다)의 간 략한 연구사와 연구 분야를 훑어보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가. 한국 민속학의 연구 대상

민속학이 다루는 영역을 개괄하기 위해서는 이 방면의 개 론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가장 이른 시기에 나와 몇 차례 에 걸쳐 개정판이 발간된 이두현 외《한국민속학개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을과 가족생활 : 마을, 가족과 친족, 관혼상제. 관혼상제 : 출산의례와 관례, 기자, 혼례, 상례, 제례. 의 식 주 : 각 시대에 따른 의·식·주생활. 민간신앙 : 민간신앙의 성격, 무속, 가신신앙, 동제. 세시풍속 : 세시풍속의 의의를 비롯하여 각 계절의 세시풍 속 등. 민속예술 : 민속악과 민속무용. 민속극, 민속공예. 구비문학 : 민요, 설화, 무가, 판소리, 속담과 수수께끼, 구 비문학의 전통.

박계홍은 민속학 영역의 새로운 분야에 역점을 두고 《한 국민속학개론》에서 다음과 같이 나누고 있다. 

의 식 주 : 시대에 따른 의생활, 식생활, 주생활. 민간신앙 : 무속, 집단신앙(여기서는 마을을 중심으로 이루 어지는 당제를 위주로 하여 다루었다), 가신신앙 속    신 : 점복과 예조, 주술, 타부. 생산의례 : 수렵의례, 농경의례, 어로의례. 세시풍속 : 1∼12월의 세시풍속. 민속놀이 : 윷놀이, 연날리기, 줄다리기, 놋다리밟기, 팽이치 기, 축제.도시민속학 : 민속의 도시화, 도시와 농촌의 민속, 도 시민속학의 과제, 도시민속학의 실천 존립 의의. 민속학 방법론 : 과거학이 아닌 현재학으로, 그리고 순수 인 문학이 아닌 응용 실용학으로의 민속학을 위한 새 로운 방법론을 제시.

박계홍의 경우 구비문학, 민속예술에 관한 것이 빠져있다. 따라서 이 분류도 실은 선별적인 셈이다. 이 《한국민속학개 론》은, 저자 사후(死後) 1994년에 증보판을 내면서 통과의례 편을 포함시켰다. 이는 출판사측에서 집필하여 삽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두현 외《한국민속학개설》의 경우 구비문학과 민 간예술을 따로 한 분야씩 나누어 다루고 있다. 또 마을과 가 족생활, 친족생활에 대한 부분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의식 주, 민간신앙, 세시풍속부분은 서로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현 외의 경우 민속놀이와 도시민속학 부분은 다루지 않았 다. 

김동욱 외《한국민속학》은 통과의례를 '인간의 일생'으로 마을과 가족생활을 '사회와 민속'으로 구분했고 나머지는 이 두현의 구분과 거의 일치한다. 김의숙·이창식이 쓴《민속학 이란 무엇인가》에서는 구분을 간략하게 하고 있다. 즉 민속 사회, 민속생활, 민속신앙, 민속문학, 민속예능으로 나누어 모 두 앞에 민속을 붙여놓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내용은 이두 현 외의 분류와 거의 일치하는 점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이들 선행 개론서를 참고하되, 민속학의 영역 을 확대하여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민 속현장과 축제를 다루고자 하였다. 도시민속학에 대해서는 아 직 정리하기가 이른 감이 있기 때문에, 현대 독일민속학의 개 괄을 통해 가늠해 보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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